[오마이뉴스 정수희 기자]
최근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서울시장님께 드리는 공개질문'에서 '강남특별자치구'란 말을 쓴 것과 관련해 '지역 이기주의'라는 비난이 일자 강남구가 "일부 언론의 잘못된 보도"라며 해명에 나섰다.
강남구는 8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1일 신 구청장이 서울시장에게 구 한전부지 개발 관련해 두 가지 공개 질문을 하면서 쓴 '강남특별자치구'의 의미가 일부 언론에서 잘못 보도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억울함 호소하기 위해 강남특별자치구라 했다"
구는 일부 언론에서 강남구가 제주특별자치도, 세종특별자치시와 같은 특별자치구로 독립을 원하는 것과 같이 보도돼, 강남구가 지역이기주의로 몰리고 있는 상황을 더 이상 간과할 수 없어 강남특별자치구에 대한 의미를 해명한다고 밝혔다.
강남구는 지난 1일 '서울시장님께 드리는 공개질문'에서 한전부지 개발 사전 협상에 강남구를 철저히 배제하는 이유를 물으면서 이럴 바에 서울시는 차라리 가칭 '강남특별자치구' 설치를 중앙에 건의해 아예 강남구를 서울시에서 추방시키실 용의는 없는지에 대해 대답을 요구했다.
구는 "서울시장께 보내는 공개질문에 앞서 구 한전부지 개발 관련해 서울시장과의 면담요청, 호소문 배포 등 대화를 통한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했으나 서울시는 이를 철저히 묵살했다"며 "여기에 현대자동차그룹과 양자간 사전협상을 위한 협상조정협의회 개최에 강남구를 배제하는 등 강남구를 무시한 일방통행식 불통행정에 대한 억울함과 답답함을 호소하기 위해 '강남특별자치구'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환지방식 도입의 구룡마을 개발 추진, SETEC부지 내 가설건축물에 불법 제2시민청 건립의 일방적 발표, 메르스 사태 등 그동안 강남구를 철저히 무시한 서울시의 행태에 대한 강력한 항의가 내포되어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서울시장님께서는 구 한전부지 개발, SETEC 부지 복합개발 추진 등 산적한 현안 해결을 위해 진심으로 강남구와 소통해 주길 바란다"며 "더 이상 강남구를 지역이기주의로 몰아가지 말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공개질의자료에 써놓고..."
▲ 지난 1일 강남구의 공개질의 자료 |
ⓒ 강남구 |
이 같은 강남구의 해명에 대해 지역 주민들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한 주민은 "구청장이 서울시에 공개질의한 자료에서 분명히 서울시에서 추방시킬 용의가 없는지 답해 달라고 말해 놓고 이제와서 독립의 의미가 아니라는 것은 소가 웃을 일"이라며 "구청장이라는 사람이 억울하고 답답하다고 초등학생 아이가 떼 쓰는 식의 행정을 펼치는 것을 보니 정말 황당했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주민은 "강남에서 30년 넘게 살고 있지만 지금처럼 강남에 살고 있다는 것에 창피함을 느끼는 것은 처음"이라며 "과연 누가 강남특별자치구를 원한다고 하는지 주민 의견은 듣지도 않고 이런 말을 하는 구청장이 한심할 따름"이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번 강남특별자치구 발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로 인해 강남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각 또한 높아지고 있어 주민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래는 지난 1일 강남구청이 발표한 질의문 전문이다.
[전문] 서울시장님께 드리는 공개 질문 |
안녕하십니까? 강남구청장입니다. 여전히 시장님과 소통이 불가능하여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구청장 입장에서 2가지만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시장님, 잘 아시는 바와 같이 구(舊) 한전부지는 우리 강남의 중심 중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으며, 세계 최고 반열의 경제적 가치를 갖고 있는 전 국민의 자랑이요, 전 국민의 최대 관심의 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보배로운 땅이 강남구 관내에 소재하고 있는 것을 항상 영광으로 생각 하면서 강남구는 58만 강남구민과 함께 구(舊) 한전부지가 전 국민의 관심에 부응하는 세기적 개발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깊이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서울시가 아무리 건축 허가권을 갖고 있는 갑(甲)의 위치에 있다하더라도 국민과 강남구민의 최대 관심지역 개발을 추진하면서, 헌법상 보장된 지방자치제 하(下)에서 관내 자치구(강남구)를 한전 부지개발 사전협상에서 철저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기존 사전협상 지침에 자치구 참여가 보장되어 있던 규정까지 삭제해 가면서 강남구를 철저히 배제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자치구의 인격과 의견을 이렇게 모독해도 되는 것인지 정말 답답합니다. 지방자치법에 시군구 자치단체와 이익이 충돌할 때는 시군구우선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2015년 9월 30일자 서울시 보도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는 공공성을 이유로 신축 건물의 높이를 조정한다고 하는데, 이러한 과정에서도 공공성 판단의 제1순위 주체인 강남구민은 철저히 배제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자치구를 철저히 배제하고 법인격을 모독하는 것을 참기가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2가지만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저의 답답함과 마음 고통을 풀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질문〕1. 한전부지 개발 사전 협상에 강남구를 철저히 배제하는 이유를 하교(下敎)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질문〕2. 이럴 바엔 서울시는 차라리 가칭 '강남특별자치구'설치를 중앙에 건의해 아예 강남구를 서울시에서 추방시키실 용의는 없으십니까? 하답(下答)하여 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2015. 10. 01. 강 남 구 청 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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