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인터뷰 "축하받을 일 아냐…고난의 길 많을 것"
"安, 정직하지 못해…기본 원칙 무시하는데 신당 잘 안될 것"
"경제민주화, 국민이 요구하기 때문에 안 할 수 없어"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류지복 김동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은 17일 "안철수 의원은 대통령이 되기 위한 목적을 위해 당을 만들었는데 그게 사당화가 아니라는 가정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안철수 신당은 기본 원칙을 무시하는 데 잘 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선대위원장 취임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듯 "축하받을만한 것은 아니다. 고난의 길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총선 전망에 대해서는 "야당이 단결해 잘 나가면 이길 수도 있는 상황인데 다른 목적을 가진 사람이 뛰쳐나가니까 여당이 환상을 갖게 된다"고 밝혔다.
또 "경제민주화는 국민이 요구하기 때문에 안 할 수 없다"며 총선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더민주가 '운동권 정당', '이념 정당'이라는 지적이 있다.
▲확실한 이념이 있으면 실천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데 정작 그런 것도 없다. 운동권을 했다고 해서 반드시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최근에는 운동권이 크게 정당에서 역할할 여지가 별로 없다. 정당이 국민을 상대로 선거하고 득표하려면 그런 사고방식으로 안되는 시대다.
--친노패권주의 해결방안은.
▲실질적으로 친노패권주의가 당에 얼마만큼 깊이 뿌리박고 있는가 보겠다. 이것을 내가 수습할 능력이 없다고 생각했으면 여기 오지도 않았다.
비노는 친노가 바깥에 잔뜩 부대를 만들어놓고 쇄신이라는 명분으로 (물갈이) 하려는 게 아니냐 생각하는 것 같은데, 실제 친노라고 해서 그렇게 능력 있는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본다.
--인적쇄신에 대한 의지는.
▲인적쇄신 할 사람은 해야된다. 그러나 정치가 칼로 두부 자르듯 그런 정치는 할 수 없다.
--공천권 어떻게 행사하나.
▲공천하는데 내가 무슨 허수아비 비슷하게 갈 것이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현재 여야 의원들 상당 부분에 대해 어떤 사람들인지 인식하고 있다. 당이 그동안 공천을 위해 여러가지 룰을 설정했다고 하는데 정확히 검토하겠다. 일부 현실적으로 안 맞는 룰을 정했으면 그에 대한 변화도 할수 있다.
--20대 총선 목표 의석은
▲목표 의석은 가급적 많이 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지금 사실 여당에서도 별로 유권자들에게 내세울 게 없다. 야당이 단결해 잘 나가면 이길 수도 있는 상황인데 다른 목적을 가진 사람이 뛰쳐나가니까 결국 여당은 목표한대로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을 갖게 된다. 가장 이해되지 않는 게 무슨 정권교체를 하겠다는 사람이 당에서 나가서 개헌저지선을 목표로 한다는 얘기를 한다. 논리적으로 모순이 있는 얘기다.
--총선 어젠다나 공약은.
▲당명을 잘 지었다. 더불어 사는 더불어민주당. 더불어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게 바로 경제민주화가 지향하는 바다.
--이번에도 경제민주화를 최우선 공약으로 내거나.
▲경제민주화는 국민이 요구하기 때문에 안 할 수 없다. 각종 사회지표가 OECD 회원국 중 최악의 상태로 나라가 안정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경제민주화는 누가 말을 안 해도 할 수밖에 없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 교사'로 알려졌는데 이번에 새누리당과 붙어야 하는데 그런 상황에 대한 입장은.
▲선거는 서로 표를 얻고 경쟁하는 게 민주주의 제도다. 표를 얻기 위해 경쟁하려면 국민의 삶에 가장 관심을 갖고 실현 가능성 있는 어젠다를 많이 제공해야 한다. 시대의 흐름과 국민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
--더민주 의원들의 탈당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조직에 들어와서 같이 경쟁해서 이기냐 지느냐는 자기 능력에 달린 것인데 여기 있다가는 성공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서 나가고 있다. 안철수가 대표적 케이스 아니겠나. 그분의 목표는 대권 출마인데 더민주에서 그게 가능하느냐에 대한 회의를 가져서 나간 것이다.
자기들 이해관계 때문에 당을 떠나는 것이다. 특별히 안철수를 제일 존중하고 그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해서 떠난 사람이 한 두 사람이 있을지 의심되다.
--박영선 탈당 만류했다고 하는데.
▲박 의원만 아니라 지금 더민주의 의원들에게 '명분없는 행동을 하지 말라'고 했다. 시류에 영합해 따라가는 행동은 정치인으로서 취할 자세가 아니다. 박 의원은 그렇게 쉽게 탈당하지 못 할 것이라 본다. 안철수 쪽에서 대표 자리를 준다고 하는데 그런데 홀리면 정치인생이 별로 좋지 않을 것이다. 안철수 대통령 만드는데 기여하려면 가는 수밖에 없겠지만, 박 의원도 '안철수 당'이라면 안 간다는 것 아니냐. 그 사람(안철수)은 그(대통령이 되는) 목적을 위해 (당을) 만들었는데 그게 사당화가 아니라는 가정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정운찬 전 총리 영입경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사실 총리까지 했으면 자기 나름의 격이 있는 사람이다. 격이 있는 사람이 무슨 특정인의 대통령 소망을 이룩하는 데 가서 특별히 할 일이 있겠나. 일방적으로 얘기하는 식으로 살살 꼬셔다 자리 하나 준다는 식의 제안에 응할 인격자가 아니다. 만약 더민주로 온다면 굉장히 반가운 일이다.
--안철수 신당 잘될까.
▲기본 원칙을 무시하는 데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안 의원이 처음부터 당을 만들어 지금까지 왔으면 할 말이 없는데 (새정치와 민주당이) 합당 할 때는 무슨 생각으로 한 것이냐. 그때는 합당이 정치적 이득이라 생각한 것 아니냐. 그게(대선출마) 제대로 실현되지 못한다고 보니까 (당에서) 나간 것인데 정직하지 못하다.
정치하는 사람은 다 최고의 목표를 달성하고 싶은 게 아닌가. 안철수의 경우 정치하기 전부터 일반인의 지지도가 높으니까 그때부터 생각이 완전히 딴 데로 정해진 것이다.
--야권 통합·연대 가능성은.
▲지금은 되지도 않는 통합하려다가 정력만 낭비하게 된다. 당을 쇄신하고 국민에 내세워 표를 얻는 노력하는데 심혈을 기울여야지 쪼개놓고 무슨 통합을 하느냐.
--선대위 발족 시기와 콘셉트는.
▲내일(18일) 정도 선대위원회를 구성하려고 한다. 지금 더민주가 겪는 내부적인 갈등을 해소하려면 어떤 사람들로 선대위가 구성돼야 잘 알고 있다. 그런 점을 고려해 선대위를 먼저 구성해야 한다.
국민이 밖에서 보기에 짜증스러운 모습을 보이니까, 무조건 혁신해서 새로운 사람이 많이 들어가야 한다고 하지만 정치가 하루 아침에 금방 될 수는 없다. 정당이 정당으로서 정상적인 목표와 기능을 충실히 할 수 있는 구성으로 돼야 한다.
더불어 살아야 하니까 전부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 우리나라같이 양극화가 심하고 지역간, 세대간 갈등이 심화되는 나라는 어떻게 조화된 형태로 만드느냐가 중요한 정치적 목표다. 이것저것 현실적인 요구도 무시할 수 없으니까 청년도 배려해야 하고, 여성도 배려하고 신구의 조화도 갖춰야 한다. 열 명을 넘을 수도 있지만 숫자는 중요하다고 보지 않는다.
--외부 인사도 포함되나.
▲외부 인사는 최근에 당에 많이 들어왔다. 선대위에 소속된 외부인사는 책임성이 없기 때문에 외부라고 해서 반드시 잘되는 것은 아니다.
--정운찬 전 총리와 박영선 의원도 선대위에 포함되나.
▲정 총리는 총리를 지낸 사람이 무슨 선대위냐. 박 의원은 내가 무조건 하라고 하겠다.
--문재인 대표의 사퇴는 기정사실화로 시점의 문제만 남았다.
▲시점은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선대위를 빨리 가동하면 할수록 그 시점이 빨라질 것이다.
--선대위가 가동되면 문 대표가 사퇴하나.
▲난 그렇게 본다.
--문 대표가 출마해야 한다고 보나.
▲본인이 스스로 판단할 일이지, 내가 뭐라고 할 아무런 개념이 없다.
--문 대표에 대한 평가.
▲내가 보기에 문 대표가 정직한 것만큼은 틀림없다. 정직성은 내가 인정한다. 지난 대선 때 1천460만표를 득표한 것이 정치적 자산이다. 여태까지 그렇게 나가라(사퇴하라)고 해도 있던 사람이 최근 '당을 이대로 놔둬선 안되겠다'고 결심한 것을 보고 비교적 진정성을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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