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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September 27, 2011

신재민 대선 전 미국행…이국철 돈 ‘BBK방어’에 썼나

박지원 “3~4차례 방미때 이국철이 준 카드 써”
당시 MB캠프 관계자 “검찰도 신재민 행적 알아”
캠프 공식 임무 띠고 에리카 김 접촉 가능성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지난 2007년 12월 대선 전후 이국철 에스엘에스(SLS)그룹 회장과 이명박 후보 캠프의 지원을 받아 서너 차례 미국을 방문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비비케이(BBK)투자자문 소유 의혹을 방어하기 위해 방문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27일 <문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국철 회장이) ‘신재민 전 차관이 이명박 대통령의 대통령 선거 전후에 서너 차례 미국을 방문했다’, ‘그때 (신 전 차관이) 해외법인카드를 (미국에서) 사용했고 그 사용내역을 전부 가지고 있기 때문에 확실한 증빙자료가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국철 회장은 또한 “만약 신 전 차관이 선거 전후에 무슨 일 때문에 미국을 왔다 갔다 했는가라는 것이 밝혀진다고 하면 상당히 큰 파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박 의원은 덧붙였다.
 
신재민 전 차관이 2007년 대선 직전 이국철 회장에게 금품을 요구해 미국을 다녀왔다는 사실은 여권 내부에서도 확인된다. 당시 이명박 후보 선거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신 전 차관한테 당시 (활동비로) 2만달러를 줬다”며 “이국철 회장한테도 지원을 요구해서 카드를 받아갔다고 (나중에) 들었다”고 말했다. 신 전 차관의 ‘미국행’이 선거캠프 차원에서 추진되었다는 얘기이다.
 
이 핵심 관계자는 “신 전 차관이 ‘어디 갈 곳이 있는데, 가는 곳이 어딘지는 묻지 말아달라’고 해서 2만달러를 줬다”며 “나중에 알고 보니 나한테도 받고, 이국철 회장한테도 받아간 거였다”고 말했다.
 
이 핵심 관계자는 또 “신 전 차관이 그때 미국에 가서 비비케이 쪽 관련 인사들을 만났다는 사실을 검찰 조사 때도 얘기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검찰도 신 전 차관이 미국을 방문해 비비케이 쪽 인사들을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는 얘기다.
 
신 전 차관이 미국을 방문해 언제, 누구를 만났는지 구체적인 행적은 불분명하다. 다만 당시 비비케이 쪽의 핵심 인물이 에리카 김 변호사였다는 점에서 신 전 차관과 에리카 김이 만났을 개연성은 있다. 신 전 차관이 미국을 다녀온 이유가 밝혀지면 상당한 파장이 있을 것이라고 이국철 회장이 말했다는 게 박지원 의원의 얘기다.
 
신 전 차관이 당시 미국 방문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에 돈을 요구한 점도 캠프 차원의 공식적인 임무를 띠고 갔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2007년 대선 당시 정치권과 미국 로스앤젤레스 현지에서는 당시 여당이던 대통합민주당 쪽 사람들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인사들도 에리카 김 변호사를 접촉해 물밑거래를 했다는 말이 파다했다.

카드 전표가 공개되면 신 전 차관이 미국에서 머물렀던 시기와 장소가 명확하게 확인된다. 이 회장의 주장대로 대선을 전후해 로스앤젤레스를 여러 차례 방문한 사실이 드러나면 방문 목적을 두고 정치권의 공방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태희 임인택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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