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 겸 <국민일보> 회장의 비리 의혹을 보도한 <문화방송> 피디수첩에 대해 국민일보사 쪽이 지면을 통해 반박에 나서고 법적 조처도 취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노조와 평기자들이 회사의 대응 방침에 반발하고 나섰다.
27일 국민일보 노조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노조는 29일 임시총회를 열어 조용기 회장과 조 회장의 아들인 조민제 국민일보 사장의 퇴진을 요구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평기자 63명은 지난 26일 ‘우리를 더 이상 부끄럽게 하지 말라’는 성명을 내어 경영진의 지면 사유화와 편집권 침해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지난 20일 방영된 피디수첩 내용과 관련해 국민일보가 22일치 기사와 사설에서 ‘기독교를 폄훼하는 피디수첩’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피디수첩이 다룬 건 조 목사 일가의 비리와 부정 의혹이지 기독교 정신의 폄훼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같은 날 10면에 실린 ‘피디수첩 보도 최후 통첩문, 원로목사 협박 사실 아니다’라는 기사에 대해서도 “기사의 형태를 띤 이 글은 기자 이름조차 달리지 않았다”며 “왜 정정보도의 주체가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조 목사 개인이 아닌 국민일보여야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또 평기자들은 “국민일보가 추구하는 기독교적 가치가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조 목사 일가를 일방적으로 대변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며 “지면 사유화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난 9일치 21면(종교면)에 실린 ‘대화합 선언 국민일보 한국교회 대변지로 새 출발하겠습니다’라는 알림 글에 대해서도 “지면을 통해 회장인 조용기 목사에게 사과하는 ‘촌극’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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