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을지훈련 직후 2·3급비밀 2건 사라져
한달넘게 경위파악 못해…‘작계’ 새로 짜야할판
한달넘게 경위파악 못해…‘작계’ 새로 짜야할판
지난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 직후 공군에서 전시 공중작전 계획을 담은 작계(작전계획)를 분실해 관련기관이 경위조사에 나선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군 당국은 한달이 넘도록 분실 자료를 회수하지 못한 것은 물론 분실 경위도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국방부 관계자는 29일 “지난 8월 말 (경기도 오산에 있는) 공군 작전사령부에서 군사 2급비밀 1건과 3급비밀 1건이 사라져 관계기관이 조사중”이라며 “부대 안을 샅샅이 뒤지고 모든 차량에 대한 수색까지 했지만 분실된 비밀을 찾아내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분실된 2급비밀은 ‘작계3600’으로, 전면전 발발시 공군의 작전계획을 담고 있다. 3급비밀은 ‘작명(작전명령)2500’으로 평시 비행훈련 계획을 담은 문서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시 작전계획이 담겨 있어 지휘소에만 보관해야 하는 작계3600의 원본이 분실됨에 따라 공군은 비밀의 사본이 배포된 모든 예하부대에 비밀 사용중지 지침을 내렸다. 군사비밀이 사라지거나 유출되면 비밀에 담긴 행동계획 적용이 중지되고, 조사를 거쳐 파기 등의 절차를 밟는다. 대신 새로운 작전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결국 새 작계가 수립될 때까지는 공군 작전에 ‘구멍’이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인 셈이다.
군은 비밀 서류가 사라진 것으로 확인되자 서류의 행방을 찾는 한편 분실 경위 파악에 나섰다. 그러나 아직까지 전혀 진척이 없다. 군 관계자는 “오인에 의한 파기일 가능성이 높아 이쪽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큰 것 같다”고 밝혔다. 파기 시한이 매겨진 다른 비밀을 파기하는 과정에서 파기하지 말았어야 할 비밀까지 파기한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다.
하지만 부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군 당국은 고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상급 부대의 비밀을 토대로 예하부대에서 작계(예규)를 만드는 게 보통인데, 공군 작전사령부는 모든 공군기지 작전을 총괄하는 최상급 부대여서 파장이 예하부대로도 번져갈 가능성도 크다. 예하부대에서 만든 세부 작전계획들까지 모두 새롭게 작성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공군 관계자는 “훈련 과정에서 2건의 비밀이 분실돼 조사중인 것은 맞지만, 어떤 비밀인지 등은 밝힐 수 없다”며 “관련자 문책 등 조처가 취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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