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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October 1, 2011

걸그룹이 눈 앞에서 춤추는' 3D 제작현장 가보니

[김현주기자] 눈앞에 비눗방울이 불쑥 튀어나와 마치 얼굴에 닿는듯 했다. 화려한 조명에 비친 비눗방울이 반짝거리며 눈앞에서 나풀거리더니 아래로 수없이 떨어졌다.

어여쁜 여가수가 화면에서 걸어나와 춤을 추며 노래를 불렀다. 그녀의 손이 불쑥 다가와 잡힐 듯 생생했다. 얼굴에서도 선명하게 굴곡이 느껴졌다. 비눗방울에 이은 불꽃쇼, 이번엔 불길이 얼굴에 확 다가오는듯 해 깜짝 놀랐다.

"3D 촬영에서는 입체감을 더욱 배가시키기 위해 비눗방울, 불꽃, 꽃잎 등의 무대 효과를 많이 씁니다. 비눗방울과 불꽃이 입체적으로 눈 앞으로 다가오는 것을 느끼셨을 겁니다."



지난 9월30일, 2차원(2D) 촬영현장과는 무엇이 다른지 알아보고자 한국HD방송의 3D 음악방송 프로그램 'THE M(더 엠)'의 제작 현장을 찾았다.

한국HD방송은 위성방송 KT스카이라이프의 자회사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3D방송사다. 이 곳의 제작물은 KT스카이라이프뿐 아니라 KT올레TV를 통해 방송된다.

기자가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대형 스튜디오에 들어서자 마침 걸 그룹 '스윙걸스'가 무대에서 노래하고 있었다. 공중에 매달려 움직이는 카메라, 앞 뒤로 움직이는 카메라, 고정된 카메라 등 3대가 분주히 출연자를 쫓고 있었다.

깜깜한 무대배경 앞으로 입체적으로 계단식으로 배치한 설치물이 눈에 띄었다. 갑자기 무대 앞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기자에게 다가온 한국HD방송 김종래 3D제작 사업팀장은 '재미있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중계차 앞에 마련된 커다란 모니터 앞으로 안내했다. 3D 안경을 끼고 화면을 통해 스윙걸스의 모습을 봤다.

불꽃이 실제로 보는 것보다 훨씬 더 생생하게 눈 앞으로 다가와 몸이 저절로 움츠러 들었다. 걸 그룹의 윤곽이 더욱 또렷하게 다가와 바로 앞에서 그녀들이 춤추는 듯 했다.

김종래 팀장은 "3D 촬영은 2D와 달리 입체감을 줄 수 있는 효과를 많이 쓰는 편"이라며 "가수들의 춤과 손짓도 좀 더 입체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열을 세우는 부분을 추가한다던지, 손을 더 자주 뻗는다던지 하는 행동을 더 많이 권한다"고 설명했다.

스윙걸스의 순서가 끝나자 3D 모니터 뒤에 세워져있던 중계차에서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 중계차에서는 무얼 하는 거죠?" 기자의 물음에 이재욱 감독은 "실시간으로 3D 값을 조절해 3D 카메라의 리그를 원격으로 맞춘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서 한 대밖에 없다는 3D 중계차. 이 안에서 3D 화면의 보정작업이 실시간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후보정 작업도 필요 없다. 3대의 카메라를 일일이 실시간으로 조정해 가장 최상의 화면을 최종 화면에 담는다.

이재욱 감독은 "중계차와 카메라가 한 몸처럼 손발이 착착 맞아야 이런 3D 실시간 제작 시스템이 가능하다"며 "3D의 특성상 눈이 찌르는 듯 불편할 수 있는 앵글을 자제하고, 어떤 포인트에서 뎁스를 강하게 줄지 순간적으로 카메라맨과 PD가 판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종래 팀장은 이 같은 실시간 3D 중계 시스템을 갖추는 데 1년이란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KT스카이라이프와 한국HD방송은 지난 대구육상경기때 3D 방송 중계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만해도 60분 분량 하나를 찍기 위해서 꼬박 3일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이제 하루전날 카메라-중계차를 셋팅하고 촬영도 다음 하루면 충분합니다. 보정도 오랜시간 필요 없죠. 지난 1년간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결실을 맺은 겁니다."

한국HD방송은 해외 수출이 가능한 대형 3D 음악 프로그램뿐 아니라 클래식, 스포츠 경기 등 제작에 나설 계획이다. 김종래 팀장은 "3D 제작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어 미래가 밝다"고 말했다.

김현주기자 hann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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