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민영화 움직임에 대한 비난여론이 거센 가운데 인천공항공사가 관련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조치할 편법매각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공항공사는 삼성증권 등 매각주관사들과 함께 ‘지각매각 협의체 운영회의’까지 열어서 논의를 해왔다.
29일 <한겨레>에 따르면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장제원 한나라당 의원은 28일 인천공항공사가 신주발행 형태의 지분매각을 검토하는 등 편법 매각 방안이 담긴 인천공항공사의 내부 보안문서를 공개했다.
문서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6월7일 삼성증권 등 실무자 5명과 공사 회계팀, 선진화추진단 등과 함께 2분기 운영회의를 열어 ‘법개정 없는 신주발행형태의 지분매각’과 지분매각 추진을 위한 언론사 광고게재 및 홍보자료의 효과 등을 논의했다.
인천공항 지분매각에 대한 반대 여론이 거세 국회에서 지분매각에 필요한 ‘인천국제공항공사법’과 ‘항공법’ 개정 등이 지지부진하자 이같이 편법대안 마련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이날 회의에서 “비상장 신주발행은 절차 및 방법에 대해 전문기관의 법률적 판단이 필요하며, 이와 관련 주관사에 협조요청을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인천공항공사는 앞서 지난 5월에는 ‘지분매각 추진방안 재수립(안)’을 마련해 6월 임시국회에서 법안 통과를 위한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 재수립안에는 의원실(보좌진) 설명과 출입기자단 홍보, 대국민 홍보물 배포, 노조 설득 계획 등이 월별로 촘촘하게 계획돼 있다.
특히 이 안에는 6월 국회 통과가 지연될 경우 ‘비상계획’을 마련해 ‘지분매각의 최대 장애요소인 공사법 부칙 8조만 개정을 추진’, ‘대안으로 법개정 없는 지분매각을 위해 케이티(KT)와 강원랜드 방식의 신주발행 방안과, 전화사채(CB)발행을 통한 지분매각 방안 검토’ 등이 포함됐다.
장제원 의원은 “인천공항공사는 정부가 100% 지분을 갖고 있어, 자체적으로 지분매각을 추진할 권한이 없다”며 “우량 공기업의 지분매각은 국민적 합의와 국회 통과가 선행돼야 하므로, 공사는 당장 편법 지분매각을 위한 밀실행정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와 관련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7일 국회 본회의 대표연설에서 “공적자금이 투여된 우리은행과 대우조선해양, 그리고 인천공항공사도 공사기능은 유지하되 나머지 주식은 서민들에게 30% 싸게 국민공모주 형태로 공급하도록 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0일 “인천공항공사의 지분 매각대금을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으며, 정부는 27일 발표한 새해 예산안에 공사 지분 20%를 국민주 방식으로 매각한 수입 4000억원을 반영했다.
그러나 앞서 파워블로거 아이엠피터는 “이번 인천공항 지분 민간인 매각이 이명박 대통령의 마지막 비자금을 위한 절차라고 보고 있다”며 “세계에서 국유 재산이나 공기업 지분 매각에는 항상 정치권이 동원되었고 이는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의 비자금 조성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MB 최후 비자금’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근거로 삼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법을 개정해서라도 바꾸려는 현 정부의 움직임이 전혀 타당성이 없기 때문”이라며 “인천공항의 지분 매각이 정당하다면 법 개정 이전에 철저한 공청회와 청문회를 통한 실증이 필요하지만 정부와 여당은 왜 지분을 매각하려는지 정확한 자료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들은 ‘편법 방안 모의’에 아연실색하며 트위터 등을 통해 또다시 비판의견을 쏟아냈다. 특히 삼성증권이 포함됐다는 사실에 “역시 배후가 삼성이었구나”, “삼성은 이제 뭐 거의 악의 축이다”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패러디 트위터인 ‘김빙삼’은 “수천만평의 대지 위에 ‘주차장 수입’만해도 연간 수백억이 넘는 인천공항 공사 지분 20%가 4천억? 그러믄 100%에 2조네? 최소 100년 이상 독점이 보장된 공항이 꼴랑 코스닥 업체 셀트리온 보다도 시가가 낮다니 웃기는 짬뽕같은 새끼들”이라고 맹비난했다.
또 그는 “인천공항 시가 2조가 을매나 말이 안 되는가 하믄, 성공여부가 불투명하고, 성공했다한들 인천공항의 3분의1도 안될 동남권신공항 예상 건설비가 10조였다. 을매나 말도 안되는 지 짐작이 가재”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서영석 전 <데일리서프라이즈> 대표는 “어떻게 해서든 인천공항을 팔아먹을 궁리를 하고 있던 현장이 국감에서 적발됐습니다. 그것도 한나라당 의원 손에서!”라며 “이명박씨 하수인들은 국회의원과 기자, 노조 설득계획까지 모의했다는군요. XX”라고 비난했다.
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은 “인천공항공사, ‘편법매각’ 모의. 이 사람들 펑크난 재정적자 메우려 ‘꼼수’ 엄청 써대는군요”라고 조소했다. 선 부소장은 특히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의 ‘인천공항공사의 지분 매각대금을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사용할 수 있다’며 공사 지분 매각 수입 대금으로 4000억을 반영한 것과 관련 “인천공항, 2015년까지 배당 5487억…왜 팔지?”란 제목의 <머니투데이> 기사를 링크했다.
국회 국토해양위 정희수 의원(한나라당)이 29일 국정감사에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2007년 이후 지난해까지 인천공항공사에서 받은 배당액이 1775억원에 달했으며 또 2015년까지 배당 누적액이 5487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는 내용이다.
트위터에는 “인천공항 매각, 그 합당한 이유를 설명할 당국자 있나요? 좋은 말로 할때 그만 두세요! 적자에 빚만 늘리는 정부나 지분 20% 팔던지..좀 설득 좀 시켜보세요!”, “공기업으로 있는 것이 진정한 국민공항이지요. 펀드든 뭐든 일단 허물어버리면 그 주식은 ‘그놈’들 손으로 모이게 되어 있지요, 지금까지의 모든 공기업 민영화가 그랬듯이.”, “딴나라당 놈들아 편법 쓰지 마라. 나쁜 XX들아”, “인천공항만 봐도 이 정권이 사리사욕에만 정신 팔렸다는 거” 등의 비판 의견이 쇄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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