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신의 측근들을 둘러싼 비리의혹이 연이어 불거지자 이명박 대통령이 “정말 이대로는 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네티즌들과 야당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이 대통령은 27일 열린 제 41회 국무회의에서 “지금 여러 계층의 부패가 많다. 힘 가진 사람, 권력 가진 사람, 돈 가진 사람이 없는 사람보다 더 비리를 저지른다. 이것을 벗어나지 못하면 일류 국가가 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이 정권이 탄생할 때 처음으로 깨끗한 정권이 탄생했다”며 “그래서 대통령 측근, 친인척 비리가 없는 정권으로 만들고자 하는 게 여러 목표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깨끗한 정권’이란 지난 2007년 대선과정에서 돈 안쓰는 선거를 했기 때문에 이후 부작용이 없는 정권이라는 취지의 발언이라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일련의 측근 관련 의혹에 대해 “소위 측근이라는 사람들이 인간관계와 공직생활을 구분 못해 생긴 일이다. 공직 생활은 정말 새로운 각오를 갖고 해야 한다”며 “내각이나 청와대나 대통령 가까운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법무부에 “권력형 비리나 가진 사람들의 비리를 아주 신속하고 완벽하게 조사해달라”며 “대통령 친인척이나 측근이면 측근일수록 더 엄격하게 다뤄야 한다. 그래야 우리 정부의 당초 목표인 깨끗한 정권을 달성할 수 있고 일류국가가 될 수 있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도 이런 비리가 발생하면 철저하게 조사하고 국민들에게 의혹을 다 밝혀줘야 한다”며 “철저히 예방하고 대처하는 방안을 관계 부처가 모여 협의해 달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을 통해 “오늘 국무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친인척이나 측근일수록 더 엄격하게 다뤄야 한다. 신속완벽하게 조사해야 한다’ 라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국민들께 사과도 함께 하셨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한다”라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청와대 수석은 바로 하루 전 별일 아닌 것처럼 말하면서 검찰에게 수사지침이나 내려 보내고 국민의 반응을 살피더니, 오늘 대통령은 신속 완벽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며 “하룻밤 새 대통령과 수석의 말씀이 다르니 누구 말이 정답인가?”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이번 측근비리 의혹도 청와대와 검찰이 덮으려 하면 할수록 사태는 더 심각해지고 의혹은 우후죽순처럼 불거질 것임을 경고한다”며 “이제 대통령께서 ‘신속 완벽한 수사’를 강조하셨으니 검찰은 주저하지 말고 측근비리수사에 즉각 나설 것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네티즌들의 반응도 그리 호의적이지 못하다. 트위터 상에는 “항상 기대이상의 말씀을 하시는 가카”, “그렇다. 우리 가카는 절대 그럴 분이 아니다”, “뇌구조가 궁금할 따름”, “가카의 립서비스”, “전지적 가카 시점의 극을 달리심” 등의 비판적인 글들이 이어졌다.
특히, 이 대통령이 ‘깨끗한 정권’을 언급한 부분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처음으로 돈 안쓰는 깨끗한 정권이 탄생했다? ㅋㅋㅋㅋ”, “순간, 내 눈이 잘못된 줄 알았다”, “우와, 너무 깨끗했구나”, “가카 너무 웃겨 주시네요” 등의 글을 올렸다. 현 정권에 대한 실망감과 냉소적인 민심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케 하는 대목이라는 평가다.
한 네티즌은 “이명박 대통령은 ‘공직생활은 정말 새로운 각오를 가지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역시 주어가 없다. 누가 공직생활을 정말 새로운 각오로 해야 한다는 얘기인가?”라고 일침을 가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그들을 임명한 사람이 누굴까?”라고 힐난했다.
한편, 포털사이트 ‘야후’가 이날 이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 “측근비리가 더 엄격히 수사, 처벌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제목의 네티즌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오후 4시 현재, 조사의 참여한 9800여명의 네티즌 가운데 58.9%는 ‘엄격할 리 없다’고 응답했다. ‘이번 정권에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답한 네티즌은 23.7%였다.
반면, ‘더 엄격히 다뤄질 것’이라는 네티즌은 16.1%에 불과했으며 ‘관심없다’는 응답자는 2%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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