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인 만큼 조그마한 흑점도 남기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27일 나온 “깨끗한 정권” 발언에 이어 두 번째 ‘자화자찬’인 셈이다.
이 대통령은 30일 열린 제 36차 확대 비서관 회의에서 “이번 정권은 돈 안받는 선거를 통해 탄생한 점을 생각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청와대는 냉철해야 한다”며 “(청와대에서 일하는 공직자는 도덕적 기준도 높고 사적인 생활도 많이 없는)고통스러운 기간을 통해서 긍지와 보람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힘들게 일하는 보람이 생기는 것 아니냐”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공생발전이라는 것은 시대적 흐름이다. 단순한 국내 이슈가 아니고 이 시대에 주어진 과제이다. 국가 간 격차, 국가 내에서도 격차가 심해지고 있는데 가진 사람들의 비리가 생기면 사회가 좌절한다”며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기준이 적용되는 것이 청와대다. 청와대는 모두 똑같은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남은 임기동안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성과는 마지막에 날 수 있는 것”이라며 “세계가 하루하루 변하는데 변하지 않고 있으면 낙오하는 것이다. 소명의식을 갖고 당당하게 더 적극적으로 일하자”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27일 열린 제 41회 국무회의에서 “지금 여러 계층의 부패가 많다. 힘 가진 사람, 권력 가진 사람, 돈 가진 사람이 없는 사람보다 더 비리를 저지른다. 이것을 벗어나지 못하면 일류 국가가 될 수 없다”며 “정말 이대로는 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이 정권이 탄생할 때 처음으로 깨끗한 정권이 탄생했다”며 “그래서 대통령 측근, 친인척 비리가 없는 정권으로 만들고자 하는 게 여러 목표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깨끗한 정권’이란 지난 2007년 대선과정에서 돈 안쓰는 선거를 했기 때문에 이후 부작용이 없는 정권이라는 취지의 발언이라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었다.
이 대통령의 ‘도덕적 완벽정권’ 발언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차갑다. 이 정부에 대한 민심이 그리 곱지 않음을 방증하는 셈이다. 특히, 최근들어 이 대통령 측근들의 잇따른 비리연루 의혹이 불거진 상태에서 나온 발언이라 네티즌들의 시선은 더욱 냉소적이다.
네티즌 “MB가 쓰는 용어, 우리가 쓰는 용어와 차이 있나?”
트위터 상에는 “어찌나 주옥같은 말씀이신지”, “오늘 우리를 종일 웃게 만드는 최고의 명언”, “MB는 정말 특별한분이세요. 이렇게 빅웃음을 주시니”, “이게 농담인가, 진심인가? 웃어야 하나요?”, “그래 나 결혼 15년차. 아직도 완벽하게 총각이다”, “참모들이 문젤까, 본인이 문젤까”, “간만에 빵 터뜨려 주시네. 가카”. “하루에 하나씩 국민들 속 안 뒤집어놓으면 입이 근질근질한가보다” 등의 글들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MB 대통령의 어법은 뒤를 ‘~~그랬으면 얼마나 좋겠나’로 고쳐서 읽으면 된다”며 “우리 정부는 도덕적으로 완벽하다고?...‘이제라도 완벽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뜻. 이미 늦었다는 뜻”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근데 무서운 건, MB가 애써 주변의 시선을 모르는 척해가며 ‘우리는 도덕적으로 완벽하다’라고 한 게 아니라, 정말 자신들이 도덕적으로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는 점”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MB가 쓰는 용어랑 우리가 쓰는 용어랑 같은 말인데 왜 이리 뜻이 다르지? 통역이라도 있어야 하나?”라고 지적한 네티즌도 있었다.
‘독설가’인 문화평론가 진중권 씨는 “이명박 장로님, 은혜 받으셨어요. 방언이 좔좔 터지네요”라고 비꼬았다. 소설가 이외수 씨는 진 씨의 글을 리트윗하면서 “믿음직스럽지요?”라는 댓글을 남겼다.
김영국 거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명진스님, ‘우리는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는 MB의 개그에 대해 ‘MB의 평소 국어실력으로 볼 때 도둑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는 의미일 것‘이라고”라는 글을 올렸다.
고광헌 전 <한겨레> 대표는 “MB는 ‘우리는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 말하는데, 왜 김두우 은진수, 박영준, 추부길, 신재민, 김해수, 그의 사촌형, 그의 조카, 그의 처형, 그의 친구 천신일 이런 사람들이 떠오를까요?”라고 논평했다.
한편, 포털사이트 야후가 이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네티즌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날 오후 3시 40분 현재 ‘전혀 동의할 수 없다’는 응답자가 83.3%(2만 2358명)을 차지했다. 반면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응답자는 7.0%(1885명)에 그쳤으며 ‘다른 정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도덕적’이라는 응답자도 8.3%(2219명)에 머물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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