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절대 뒤로 가지 않는다. 뒤로 가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도 더러 있지만 잘 살펴보면 그 경우 반드시 판도가 커진다. 외부세력이 들어와서 시장의 파이가 커질 때 일시적인 반동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 또한 부분에서 일어난 진보를 전면화 하는 과정이다. 그러므로 역사는 진보 대 보수가 아웅다웅 하는 것이 아니라, 부분의 진보를 먼저 성취하고 다시 이를 전면화 하는 확산과정을 되풀이 하는 것이다.
◎ 진보 대 보수의 무한반복 대결 ( X )
◎ 부분의 진보를 판을 키워서 전면화 ( O )
그러므로 박근혜는 가망이 없다. 왜? 진짜가 아니기 때문이다. 2007년 이후 주요한 역사의 흐름은 중국의 급부상이다. 한국은 대항수단이 필요해졌다. 이명박 끼고 미일에 붙어서 중러를 견제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이것이 딴나라의 반동을 낳았다. 그러나 이는 가짜다. 한국이 갑자기 보수로 돌아선 것이 아니라 중국의 급격한 부상에 떠밀린 것이다. 본질은 미일이 아니라 중국이다. 한국인이 갑자기 일본과 미국을 짝사랑하게 된 것은 전혀 아니다.
한국은 여전히 중국을 주목하고 있으며, 매너없는 신입생 중국이를 길들이기 위해, 즉 진짜로 관심있는 파트너에게 접근하기 위한 수순밟기로 그 파트너의 친구에게 먼저 수작을 거는 것이다.
한국은 지금 중국을 궁극적인 타겟으로 삼고 사전작업으로 미일에 수작하고 있다. 중국이는 덩치가 커서 한국이의 힘만으로는 통제하기가 버겁기 때문에 미일이가 필요해진 것이며, 즉 한국의 미국사랑 일본사랑은 가짜이기 때문에 오래가지 못하는 것이며, 역사의 참된 본질은 한국의 대륙진출, 러시아진출을 앞두고 몸풀기인 것이다.
박근혜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 떠오르는 에너지 집단은 친노세력을 중심으로 한 젊은 세력, 혁신세력이며 근래의 반동은 이 떠오르는 집단을 통제할 자신이 없다는 좌절감이 막연한 이명박 기대감, 박근혜 기대감으로 표출된 것이다.
이명박은 당선직후 지지율이 10퍼센트대로 급몰락했다. 왜? 진성 지지가 아니라 버거운 친노를 통제하기 위한 도구로서의 가짜지지였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다. 한국인의 본심은 박근혜 짝사랑이 아니라 박근혜를 고리로 말 안 듣는 젊은 세력, 혁신 세력을 통제하자는 것이다. 진짜 타겟은 젊은 세력인 것이다. 젊은 혁신세력에 관심이 있으면서 공연히 옆에 있는 사람을 건드리는 것이다.
진짜 관심은 따로 있다. 그 본심을 대중은 감추고 있다. 왜? 그 진짜는 역사의 필연법칙이므로 대중들도 본능에 따라 직관할 뿐 사실은 모른다. 그냥 포지셔닝 게임을 하는 것이다. 철부지 꼬마가 관심있는 여자아이의 고무줄놀이를 훼방놓듯이 자신도 본심을 모른다. 그러나 법칙은 어김없이 작동하고 있다.
그렇다. 대중은 본심을 숨기고 있다. 대중 자신도 자기 마음을 모르고 있다. 그러므로 대중을 상대할 때는 정치가도 은근히 본심을 감추어야 한다. 아니 그러한 대중의 본심을 자기의 본심으로 삼아야 한다.
그러면? 후흑학이 된다. 오해하지 말 것. 후흑이란 말은 일종의 풍자다. 말이 그렇다는 거지. 하여간 후흑으로 보면 중국을 재통일한 고조 유방, 삼국지의 촉주 유비, 최후의 중국황제인 마오쩌뚱 모두 후흑의 달인이라는데, 웃자고 하는 소리고 다른 말로는 그들 영웅들은 대중의 본심을 읽는 능력을 가졌다는 거다.
그 사람이 문재인이다. 박근혜도 침묵의 달인이라 하여 약간의 후흑을 하지만 근본 역사의 나아가는 방향을 모르고 있으므로 거기까지다. 진정한 후흑은 음모로 안 되고, 꿍꿍이로 안 되고, 잔머리로 안 된다. 역사의 흐름을 타야 한다.
역사가 시키는 것을 한다. 그 운명을 받아들인다. 그래야 진짜다.
후흑은 멀리 보는 것이다. 얼굴이 두껍고 뱃속이 시커멓고 어쩌고 하는 이야기는 재미삼아 하는 이야기고 진짜는, 운전할 때는 눈을 멀리 두어야 하는 것처럼 작은 변화에 일희일비 하지 말고 역사의 큰 방향을 잡아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포부는 크게 가져야 하고, 되도록 장기전을 벌여야 하고, 항상 다음 카드를 갖추고 계속 진도를 나가주어야 한다. 지금 벌이는 일이 그 사람의 최종목적이 아니라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징검다리로만 쓴다는 거다. 그렇게 징검다리로 쓰다보면 태도를 바꾸었다는 욕도 들어먹게 된다. 역사 자체가 갈짓자 행보로 변증법적인 변덕을 부리기 때문이다.
그렇다. 역사도 변덕을 부리고 대중도 변덕을 부린다. 역사의 흐름을 타고 대중의 본심을 읽다보면 변덕을 부린다는 말도 듣게 된다. 그러나 이는 단견이다. 길게 보면 역사는 진보의 외길로 간다. 대중은 존엄의 외길로 간다.
잘못된 진보가 대중을 통제하는 방법으로 진보를 달성하려 하므로 일시적인 반동이 생겨날 뿐이다. 존엄한 진보로 가면 대중은 절대 변덕을 부리지 않는다. 지식인이 대중을 가르치려 드는 오만함을 버릴 때 반동은 일어나지 않는다.
원대한 포부가 있는 사람이 역사의 큰 디자인을 할 때 작은 설계변경은 용납된다. 사소한 일에 목숨 건다면 소인배다. 이게 후흑의 요지다.
문재인은 타고난 후흑의 달인이다. 물론 본인은 전혀 후흑하지 않았다. 운명이 그렇게 만들었다. 정치에 관심없는 사람을 정치에 끌어들였다. 역사가 등을 떠밀어서 결과적으로 말을 바꾼것처럼 되었다. 그러나 본심은 변하지 않았다.
한국사람은 특히 빼는거 좋아하는데 문재인은 잘 뺀다. 충분한 공을 이루어 놓고도 상을 받지 않는다. 그게 쌓이고 쌓이면 국민이 약올라서 강제로 큰 상을 안겨준다. 문재인이 히말라야로 못 튀게 청와대에 잡아가둔다.
이건 문재인의 후흑이 아니라 대중의 후흑이다.
문재인이 후흑인 이유는 빼면서도 꼭 필요한 포지션에는 잘도 가 있기 때문이다. 마치 소설의 주인공처럼 말이다. 대통령이 되겠다고는 하지 않으면서, 속 보이는 대통령 행보는 전혀 하지 않으면서 꼭 필요한 코스는 미리 밟아둔다. 인권변호사에 특전사 출신에 청와대 비서실장 경험이면 충분하다. 금뺏지 몇 번 달아본 거 외에 해본 일이라곤 없는 박근혜와는 압도적으로 차별화 된다.
요즘 유행하는 김재박의 DTD이론과 같다. 조지 소로스의 재귀성이론과도 같다. 펀더멘탈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내려갈 팀은 결국 내려간다. 그리하여 결국은 중간으로 수렴된다. 근데 그 전에 천장은 꼭 찍고 온다.
LG가 그랬다. 초반에 롤러코스터 타고 천장을 찍고 오더니 후반에 예정대로 ‘내팀내’를 작동시켰다. 박근혜가 그렇다. 지금 천장을 찍고 있지만 펀드멘탈이 약하기 때문에 결국 내팀내 되고 만다.
왜? 박근혜 주변에 사람 같은 사람 하나 없기 때문이다. 문재인 주변에는? 하늘의 별처럼 인재가 많다. 왜? 문재인의 정가입성은 안철수, 박경철, 조국을 비롯한 신재야그룹의 전면등장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재야그룹은 죽었지만 지금 신재야가 뜨고 있다. 문재인이 오면 혼자오나? 일개 군단을 끌고온다. 작금의 문재인 지지는 신재야+참노신+민주당의 대연합에 대한 지지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대중의 후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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