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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August 13, 2011

MB정권 ‘DJ자서전’ 숨기기…민 “황당, 말문막혀”

MB정권 ‘DJ자서전’ 숨기기…민 “황당, 말문막혀”
네티즌 “‘태백산맥’이 노벨문학상 받아도 막겠네” 비난
문용필 기자 | newsface21@gmail.com 11.06.08 12:10 | 최종 수정시간 11.06.08 12:10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학번역원의 김주연 원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자서전 소개글을 게재하지 말라고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있다. ‘MB 정권 눈치보기’가 아니냐는 의구심 섞인 시선을 받고있는 것이다.

한겨레의 8일자 보도에 따르면 김 원장은 번역원이 발행하는 영어, 중국어판 계간지 ‘리스트-북스 프롬 코리아’의 2010년 겨울호에 2쪽에 걸쳐 표지사진과 함께 게재될 예정이었던 ‘김대중 자서전’의 소개글을 삭제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책을 추천한 편집자문위원들은 이를 지난해 12월 초 책이 발간된 후에야 알게 됐다는 것. 이에 일부 자문위원들은 항의했지만 김 원장은 “정치적, 종교적 색채가 있는 책은 소개하지 않는다는 것이 번역원의 규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문위원들은 “인쇄 직전 원고를 삭제하고 위원들에게 알려주지 않은 것은 문제”라며 “‘김대중 자서전’의 소개글을 2011년 봄호에 실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리스트’의 봄 호에는 ‘김대중 자서전’의 소개글이 실렸지만 분량은 2/3 페이지에 불과했고 표지사진도 빠진 상태였다. 해당 호에 소개된 책 100여권 중 표지사진이 없는 책은 ‘김대중 자서전’을 포함해 2권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김 원장은 “수많은 정치인들이 책을 내는 상황에서 정치인의 책을 소개하면 계속 부탁을 받을 수 있다. 정치권에 휘말리지 않기위한 선택”이라며 “‘리스트’의 편집권은 자문위원이 아닌 번역원에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또한, 김 원장은 “노벨상 수상자라는 주장을 수용해 봄호에 ‘김대중 자서전’을 소개했다”면서도 표지사진이 빠진 것에 대해서는 “편집 실무까지는 내가 챙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김영근 부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황당해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그 정도가 너무 지나치다”며 “당사자에게 그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말하는 것조차 하고 싶지 않다”고 김 원장을 비판했다.

김 부대변인은 “한국문학번역원은 세금으로 운영되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이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편집하는 번역원이 명심해야 하는 대원칙”이라며 “김 전 대통령은 전 세계인으로부터 존경과 추앙을 받았던 정치지도자이자 한국을 인권국가 반열에 올려놨다. 이런 김 전 대통령의 자서전을 게재하지 말라는 것은 숙명여대 교수를 지낸 저명한 문학평론가가 할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김 부대변인은 김 원장에게 “자신의 양심에 반해서 한 일이라면 일기장에 반성문이라도 남기는 용기를 가질 것을 당부한다”고 충고했다.

한편,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조정래 ‘태백산맥’이 노벨문학상 탄다해도 로비해서 막을 정신없는 사람들”, “참 나쁜 정권”, “정체성 없는 불도저정부”, “이미 고인이 되셨는데 정치인이라 안된다?”, “생긴대로 노는 정권” 등의 반응을 통해 정부를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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