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막대한 돈을 번다. 그런데도 우리는 우리 군대를 (한국에) 보내고 그곳에 들어가 그들을 방어한다. 그들은 아무런 돈도 내지 않는다. 우리는 얻는 게 하나도 없는데, 이는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우리가 공짜로 보호하고 있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가 최근 주한미군에 대해 한 발언들이다. 트럼프뿐 아니라 미국의 일반인들 중에서도 이런 인식을 하는 이들이 꽤 많다. 한국에서도 극우·보수세력을 중심으로 미국이 '선의'로 한국에 주둔하고 있다는 생각이 광범위하게 퍼져있다.
"그들(한국)은 아무런 돈도 내지 않는다"는 말은, 지난해 한국정부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으로 9200억 원을 냈고, 이 분담금은 계속 증가해왔다는 '사실'로 간단하게 무너진다.
"우리(미국)는 (주한미군 주둔으로) 얻는 게 하나도 없다"는 사실은 어떨까.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에 대해 29일 방송된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한반도 통일이야기, 속시원하게 풀어드립니다)에서 "6.25때와 그 직후에는 북한의 남침 억지가 주한미군의 존재의 명분이자 그 실질적 이유였다"면서 "하지만 냉전이 끝나고 남한의 국력이 북한의 국력을 압도하면서부터는, 그보다는 다른 역할이 더 크다"고 말했다.
"미국 전작권 전환 동의, 주한미군을 중국 견제 최전방 사령부로 규정했기 때문"
정 전 장관은 "미국으로서는 제일 서쪽에, 중국에 대한 최전방에 주한미군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주일미군, 그리고 괌과 하와이에 있는 미군이 안전한 것이고, 결국 태평양 전체가 미국 바다가 될 수 있는 것"이라며 "노무현 정부때 미국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동의한 것도, 주한미군의 역할을 중국을 견제하는 최전방사령부로 규정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주한미군이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국가이익을 지키기 위한 역할과 북한의 남침 억지 역할의 비율이 몇 대 몇일까"라는 질문을 던진 뒤 "각종 시뮬레이션에 강한 미국이지만, '불편한 진실'이 드러난다는 점에서 이런 연구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전 장관은 또 북한이 1990년대 초부터 '흡수통일'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미군의 한국주둔을 인정하고 활용하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1992년 김용순 당 국제비서를 뉴욕에 보내 아놀드 캔터 미 국무차관에게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을 테니 우리와 수교하자, 통일 뒤에도 주한미군 위상·역할 바뀌면 남아 있어도 좋다"는 제안을 했다.
"북, 주한미군 동북아 안정자 역할 주목"
당시 통일연구원 부원장으로서 이 제안에 대해 검토했던 정 전 장관은 "북한이 주한미군에 대해 남침 억지를 위한 무장력일 뿐 아니라 동북아의 균형자, 안정자 역할(stabilizing role)을 하면서 남한의 북한 흡수도 막아줄 수 있다는, 코페르니쿠스적 인식 전환을 한 것이었다"면서 "미국이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절대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읽고 이런 제안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러나 미국도, 우리 정부도 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무시했다"고 회고했다.
북한 김정일 위원장은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에서도 김대중 대통령에게 "동북아시아의 역학 관계로 보아 조선 반도의 평화를 유지하자면 미군이 와 있는 것이 좋다"고 했고, 김 위원장은 같은 해 10월 평양을 방문한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에게도 같은 얘기를 했다.
그렇다면 북한은 왜 최근까지도 계속 공개적으로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고 있을까. 정 전 장관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때 이 같은 질문이 나왔는데, 김정일 위원장은 '아직까지 우리 인민들은 거기까지만 알고 있으면 된다'고 답했다"면서 "북한은 줄곧 반제국주의, 반미투쟁을 통해 남한을 해방시켜야 한다며 체제를 유지해온 사회이기 때문에, 특별한 상황 변동이 없는 가운데 이런 내부 선전을 바꿀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그러면서 "미북 수교와 이에 따른 평화협정을 곧바로 미군철수와 남한공산화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꽤 많은데, 이는 사실과 크게 다른 것"이라며 "지금은 미군 보고 나가라고 해도 안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 키워드로 본 한반도 현대사'를 다룬 <한통속> 59회 자세한 내용은 팟빵과 아이튠즈에서 들을 수 있다. 이번 주 '북한 인물 이야기'는, 현재 북한의 경제를 책임지고 박봉주 내각총리 편으로, 급회담 북측 수석대표 편으로, 오는 10월 1일 정오에 업로드 된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가 최근 주한미군에 대해 한 발언들이다. 트럼프뿐 아니라 미국의 일반인들 중에서도 이런 인식을 하는 이들이 꽤 많다. 한국에서도 극우·보수세력을 중심으로 미국이 '선의'로 한국에 주둔하고 있다는 생각이 광범위하게 퍼져있다.
"그들(한국)은 아무런 돈도 내지 않는다"는 말은, 지난해 한국정부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으로 9200억 원을 냈고, 이 분담금은 계속 증가해왔다는 '사실'로 간단하게 무너진다.
"우리(미국)는 (주한미군 주둔으로) 얻는 게 하나도 없다"는 사실은 어떨까.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에 대해 29일 방송된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한반도 통일이야기, 속시원하게 풀어드립니다)에서 "6.25때와 그 직후에는 북한의 남침 억지가 주한미군의 존재의 명분이자 그 실질적 이유였다"면서 "하지만 냉전이 끝나고 남한의 국력이 북한의 국력을 압도하면서부터는, 그보다는 다른 역할이 더 크다"고 말했다.
"미국 전작권 전환 동의, 주한미군을 중국 견제 최전방 사령부로 규정했기 때문"
▲ 한미연합사령관 업어주는 여당 대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당 소속 국방위 위원들과 함께 지난 7월 2일 서울 용산 한미연합사령부를 찾았다. 김 대표가 "한국에서는 존경과 감사의 표시로 업어주는 관례가 있다"면서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을 업어주고 있다. | |
ⓒ 사진공동취재단 |
정 전 장관은 "미국으로서는 제일 서쪽에, 중국에 대한 최전방에 주한미군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주일미군, 그리고 괌과 하와이에 있는 미군이 안전한 것이고, 결국 태평양 전체가 미국 바다가 될 수 있는 것"이라며 "노무현 정부때 미국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동의한 것도, 주한미군의 역할을 중국을 견제하는 최전방사령부로 규정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주한미군이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국가이익을 지키기 위한 역할과 북한의 남침 억지 역할의 비율이 몇 대 몇일까"라는 질문을 던진 뒤 "각종 시뮬레이션에 강한 미국이지만, '불편한 진실'이 드러난다는 점에서 이런 연구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전 장관은 또 북한이 1990년대 초부터 '흡수통일'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미군의 한국주둔을 인정하고 활용하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1992년 김용순 당 국제비서를 뉴욕에 보내 아놀드 캔터 미 국무차관에게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을 테니 우리와 수교하자, 통일 뒤에도 주한미군 위상·역할 바뀌면 남아 있어도 좋다"는 제안을 했다.
"북, 주한미군 동북아 안정자 역할 주목"
당시 통일연구원 부원장으로서 이 제안에 대해 검토했던 정 전 장관은 "북한이 주한미군에 대해 남침 억지를 위한 무장력일 뿐 아니라 동북아의 균형자, 안정자 역할(stabilizing role)을 하면서 남한의 북한 흡수도 막아줄 수 있다는, 코페르니쿠스적 인식 전환을 한 것이었다"면서 "미국이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절대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읽고 이런 제안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러나 미국도, 우리 정부도 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무시했다"고 회고했다.
북한 김정일 위원장은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에서도 김대중 대통령에게 "동북아시아의 역학 관계로 보아 조선 반도의 평화를 유지하자면 미군이 와 있는 것이 좋다"고 했고, 김 위원장은 같은 해 10월 평양을 방문한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에게도 같은 얘기를 했다.
그렇다면 북한은 왜 최근까지도 계속 공개적으로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고 있을까. 정 전 장관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때 이 같은 질문이 나왔는데, 김정일 위원장은 '아직까지 우리 인민들은 거기까지만 알고 있으면 된다'고 답했다"면서 "북한은 줄곧 반제국주의, 반미투쟁을 통해 남한을 해방시켜야 한다며 체제를 유지해온 사회이기 때문에, 특별한 상황 변동이 없는 가운데 이런 내부 선전을 바꿀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그러면서 "미북 수교와 이에 따른 평화협정을 곧바로 미군철수와 남한공산화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꽤 많은데, 이는 사실과 크게 다른 것"이라며 "지금은 미군 보고 나가라고 해도 안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 키워드로 본 한반도 현대사'를 다룬 <한통속> 59회 자세한 내용은 팟빵과 아이튠즈에서 들을 수 있다. 이번 주 '북한 인물 이야기'는, 현재 북한의 경제를 책임지고 박봉주 내각총리 편으로, 급회담 북측 수석대표 편으로, 오는 10월 1일 정오에 업로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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