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임직원들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 확인 결과 기내 면세점이나 근무 외 시간 술집 결제 등의 기록이 있어 법인카드를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의혹이 제기된 항목의 결제 금액은 약 5000만원에 이른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송호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방문진으로부터 제출받은 ‘2014년 이후 방문진 법인카드 기내면세점 사용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이후 항공사 기내판매 명목으로 사용된 법인카드 결제 건수는 총7건에 달한다.
기내판매는 각 항공사의 비행기 내에서 면세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일종의 기내면세점이다. 주요 판매 물품은 주류, 화장품, 향수, 주얼리, 시계 등이다. 송호창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방문진은 2014년 이후 7번에 걸쳐 172만6500만원을 기내면세점에서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기내면세점에서 방문진 임직원들의 법인카드 사용은 김문환 전 이사장이 동행한 출장길에도 있었다. 김 전 이사장은 임기(2년) 동안 열흘에 하루꼴인 74일(총12회)를 해외에 있었을만큼 해외출장이 잦았다. 김 전 이사장 등 4명이 2014년 4월24일부터 5월3일까지 다녀온 미국 출장일정에는 법인카드를 기내면세점에서 사용한 기록도 있다.
사용기록에 따르면 5월2일 오전 두 차례에 걸쳐 각각 52만5000원과 9만3000원이 기내면세점에서 법인카드로 결제됐다. 국회 미방위 소속 홍의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2회에 걸쳐 결제된 총61만8000원의 사용건은 김 전 이사장의 지시로 발렌타인 21년산 양주와 화장품 등을 본인 소유의 법인카드로 결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기록에 따르면 2014년 12월에도 기내면세점에서 법인카드가 사용됐다. 당시 방문진 임직원들은 방송인 연수 시행 및 참가목적으로 미국을 방문했다. 12월9일 기내면세점에서 44만7000원이 법인카드로 결제됐다.
송호창 의원실의 자료에 따르면 출장기록이 없는 기간에도 기내면세점에서 법인카드가 사용됐다. 2014년 9월 한 차례, 2015년 5월 세 차례에 걸쳐 기내면세점에서 법인카드로 총66만1500만원이 결제됐다. 당시 방문진 임직원의 해외출장 기록은 없었다.
▲ 2014년 이후 방문진 법인카드 기내면세점 사용 현황. 출처: 송호창의원실, 방송문화진흥회. |
방문진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 중에는 공휴일이나 심야 시간대에 술집에서 결제한 항목도 포함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미방위 소속 홍의락 의원이 방문진으로부터 제출받은 법인카드 사용내역 자료에 의하면 김 전 이사장이 부임한 2013년 3월21일부터 2015년 7월까지 28개월 간 근무 외 시간인 주말과 공휴일, 오전 9시 이전, 오후 10시 이후 법인카드 사용액은 총4824만원에 달했다. 사용횟수로는 총259건에 달하며 해외출장 시 사용액을 제외한 금액이다. 법인카드 사용 장소는 식당, 술집, 호텔, 커피숍, 면세점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7일 방문진은 ‘업무추진비 집행에 관한 내부지침’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문제가 된 업무추진비 항목에 대해서는 내부 지침이 마련돼있지 않았던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제정된 내부지침에도 사용시간에 대한 제한규정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진이 사용하고 있는 법인카드는 총14장으로, 발급대상은 이사장과 정규직 직원 7명 등 총 8명이다.
홍의락 의원은 “방문진 이사장의 법인카드 사용 및 해외출장비 오남용에 대한 지적이 계속됐지만 직원들도 무분별한 사용을 한 것이 드러났다”며 “부적절한 사용으로 의심되는 모든 사용내역에 대해 소명을 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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