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반 총장의 말대로 뉴욕에서도 새마을운동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반 총장은 지난 26일 UN본부에서 진행된 '새마을운동 고위급회담'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면서 "새마을운동이 뉴욕시 한복판에서 실천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 총장이 이렇게 말한 근거는 뉴욕시 할렘 빈민가에 있는 '데모크라시 프렙 스쿨'이라는 대입준비 학교였습니다.
반 총장은 이 학교가 비록 할렘가에 있지만 학생들의 성적이 매우 뛰어나고 졸업생들은 명문대학에 입학한다며, 이 학교의 설립자가 '한국의 새마을운동에 영감을 받아' 학교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이 학교와 설립자는 그리 낯설지 않습니다. 미국 언론은 물론 한국 언론에도 꽤 많이 소개됐기 때문입니다. 설립자는 세스 앤드류라는 사람입니다. 그는 지난 2000년 지금의 아내인 여자친구를 따라 한국에 왔습니다. 엄마가 한국인이라서 한국의 뿌리를 알고 싶다는 여친을 따라 한국으로 건너온거죠. 앤드류는 충남 천안의 한 중학교에서 6개월 정도 원어민 교사생활을 합니다. 앤드류는 이때 충격을 받습니다. 한국의 부모들은 아무리 가난해도 자식교육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런 부모들을 보면서 자식들도 코피 터지게 공부하고, 교사들도 학생교육에 열정적이었던 점이 앤드류의 머리와 가슴에 깊이 새겨집니다.
미국 뉴욕시 할렘가 인근에서 태어나 자랐던 그는 항상 할렘가를 지날 때면 들었던 "왜 저들은 항상 가난하게 살아야 하지?"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을 한국에서 찾습니다. 바로 교육인거죠.
"교육을 받으면 대학을 갈 수 있고, 대학을 가면 돈을 벌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아이의 인생은 부모의 인생과는 달라지게 된다. 나는 과거의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만들고 있다"
한국의 한 방송사가 제작한 다큐멘터리에서 앤드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같은 깨달음을 갖고 한국을 떠나온 앤드류는 5년간의 준비 끝에 '데모크라시 프렙 스쿨'을 만들었습니다. 이 학교의 모토는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가라, 그러면 인생이 달라질 것이다!"
사실 세스 앤드류의 말이나 학교설립 취지 어디에도 '새마을운동'에 대한 언급은 없습니다. 다만 '한국식 교육 방식'만을 강조하고 있을 뿐이죠. 앤드류가 한국에 처음 왔던 2000년도는 국내에서도 새마을운동의 흔적을 찾기 쉽지 않을 때였습니다. 그러니 70년대나 있었던 새마을운동을 어찌 알겠습니까? 반기문 총장이 '한국식 교육방식'을 '뉴욕판 새마을운동'으로 둔갑시킨 셈이죠. 이런 식으로 말하면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에서도 '새마을운동'이 몇년 전부터 강력히 벌어지고 있습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한국식 교육개혁'을 역설해왔기 때문이죠.
"한국에서는 교사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 가장 존경받는 직업이 교사다"
오바마 대통령은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한국식 교육방식을 모범으로 치켜세우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반기문 총장의 '뉴욕판 새마을운동'도 같은 이유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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