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신흥국 가운데서는 매우 안전한 편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성장률이 낮아지는 추세 속에서 이제는 저성장 고착화를 우려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30일 옥스퍼드대 산하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13개 주요 신흥국을 대상으로 한 취약성 평가에서 한국은 필리핀 다음으로 탄탄한 국가로 평가됐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신흥국 중에서는 경상수지 흑자 등에 힘입어 금융시장 급변동 상황에서 취약성은 낮지만, 장기적으로 중국의 성장률 둔화 충격으로 저성장이 심화할 우려가 크다는 악재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 한국, 신흥국 취약성 평가서 최상위권
한국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가 글로벌 경제 및 금융시장 상황이 지금보다 눈에 띄게 나빠졌을 때 통화가치와 경제가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받을지에 대한 취약성 평가에서 -10.2점의 점수를 받아 필리핀에 이어 취약성이 가장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점수가 낮을수록 취약성이 낮다.
필리핀은 -10.7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고, 한국 다음으로 태국과 인도, 폴란드, 중국이 뒤를 이었다.
취약성이 가장 두드러지는 국가는 터키(12.0)와 러시아(8.7), 남아프리카공화국(7.7), 브라질(5.9) 순이었다.
지난 6월 같은 평가에서 한국은 가장 좋은 점수를 받았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지난 6월 신흥국 취약성 지수를 발표한 이후 신흥국 성장률을 둘러싸고 경계심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사이먼 냅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전반적으로 중국의 수입 수요 부진이 장기간 길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신흥국이 충격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한국은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확장적 정책을 더 오래 유지하게 됐다고 그는 분석했다.
한국은 17개 평가항목에서 경상수지 흑자가 크고 재정적자가 적은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불황형 흑자이기는 하지만 외환보유액에 직결되는 경상수지는 지난 7월까지 41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지속했다.
올해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1천54억달러, 내년에는 1천22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한국경제연구원은 전망했다. 한국은행 전망치는 980억달러다.
한국은 그러나 GDP 성장률 면에서는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는 브라질과 러시아를 제외하고는 가장 낮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로 국내외 금융기관에서는 올해 한국의 성장률이 2% 중반에도 못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의 이근태 수석 연구위원은 한국이 "점점 신흥국에서 경제 규모 자체가 사실상 선진국 수준으로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성장 속도도 둔화하면서 선진국과 비슷해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대외 지표 양호하지만 장기 저성장 직면
전문가들은 한국의 대외지표가 개선되고 선진국과 경제구조가 비슷해지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외환위기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중국발 경기 둔화로 인해 장기적으로 성장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고, 실물경기 하강으로 인해 금융시장의 취약성이 나타날 위험은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LG경제연구원의 이근태 연구위원은 "외환보유고, 외채비중, 외국자본의 국내유입 비중 측면에서 이미 (한국은) 선진국과 비슷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 제일 우려되는 것은 중국 경제가 미칠 영향"이라면서 "대중 수출 비중이 높고 제조업 수출을 중국에 의존하는 구조로, 중국의 성장 활력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이며 이런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 성장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라면서 "세계의 교역이 위축되면서 한국 경제의 성장률이 장기적으로 3%대에서 2%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큰데, 이미 2%대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경제가 직면한 위험은 디플레이션과 중국발 충격이라면서 디플레이션은 이미 심각한 단계로 보여지고 중국은 장기적인 충격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성 교수는 이와 관련해 통화정책이 핵심적이라면서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정도로 경기가 회복된 것은 재정정책의 도움도 있었지만 통화정책 덕분이었다면서 한국에도 과감한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 경제가 2% 중반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것도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9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7%에서 2.4%로 낮춰잡았고, 내년 전망치도 2.6%로 제시했다.
오석태 소시에테제네랄 이코노미스트는 "세계적인 저성장 추세에서 한국만 높을 수는 없다. 뉴노멀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된다"면서 올해 2.5%, 내년 3.2%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 빈번한 자본 유출입은 계속될 것
한국 경제가 선진국과 비슷하고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미 한국을 선진국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대외 악재가 발생했을 때 금융시장의 자본유출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한 흐름을 보일 때 일반적으로 투자금은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움직인다.
성태윤 교수는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분석에 대해 "외환위기 스타일의 위기 발생 가능성이 낮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실물 경기의 하강 위험을 사전적으로 반영한 위험지수는 아니라고 보여진다"고 평가했다.
그는 "실물 경기 하강에 따른 금융 취약성은 분명히 있다고 본다"면서 실물 경기 하강은 통화정책이 오랫동안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성 교수는 "통화당국이 금리를 내린 것은 경기 둔화가 '누적적으로 확인된' 이후에 사후적으로 내린 것"이라면서 미국이 과감한 형태의 사전적 조정에 나선 것과는 다르다고 평가했다.
이근태 연구위원은 "경상수지 흑자가 많아 금융시장 불안이 결정적인 국가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이 아직도 금융시장 불확실성 때 돈이 빠져나가는 신흥국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면서 미국의 금리 인상 등은 세계 금융시장이 들썩거리는 요인이기 때문에 계속 불안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투자심리가 나빠지거나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등) 빈번하게 지금과 같은 충격은 계속 있을 것"이라면서 "자본 유출은 나타나겠지만 환율이 치솟는 수준과 주가가 빠지는 등 금융시장의 움직임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석태 소시에테제네랄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나라는 대외 여건에 비해 주식과 외환시장이 선방 중"이라면서 "이머징 국가 중 최우등이다. 한국은 들어온 돈이 없어서 나갈 돈도 없다"고 말했다.
30일 옥스퍼드대 산하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13개 주요 신흥국을 대상으로 한 취약성 평가에서 한국은 필리핀 다음으로 탄탄한 국가로 평가됐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신흥국 중에서는 경상수지 흑자 등에 힘입어 금융시장 급변동 상황에서 취약성은 낮지만, 장기적으로 중국의 성장률 둔화 충격으로 저성장이 심화할 우려가 크다는 악재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 한국, 신흥국 취약성 평가서 최상위권
한국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가 글로벌 경제 및 금융시장 상황이 지금보다 눈에 띄게 나빠졌을 때 통화가치와 경제가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받을지에 대한 취약성 평가에서 -10.2점의 점수를 받아 필리핀에 이어 취약성이 가장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점수가 낮을수록 취약성이 낮다.
필리핀은 -10.7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고, 한국 다음으로 태국과 인도, 폴란드, 중국이 뒤를 이었다.
취약성이 가장 두드러지는 국가는 터키(12.0)와 러시아(8.7), 남아프리카공화국(7.7), 브라질(5.9) 순이었다.
지난 6월 같은 평가에서 한국은 가장 좋은 점수를 받았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지난 6월 신흥국 취약성 지수를 발표한 이후 신흥국 성장률을 둘러싸고 경계심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사이먼 냅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전반적으로 중국의 수입 수요 부진이 장기간 길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신흥국이 충격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한국은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확장적 정책을 더 오래 유지하게 됐다고 그는 분석했다.
한국은 17개 평가항목에서 경상수지 흑자가 크고 재정적자가 적은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불황형 흑자이기는 하지만 외환보유액에 직결되는 경상수지는 지난 7월까지 41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지속했다.
올해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1천54억달러, 내년에는 1천22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한국경제연구원은 전망했다. 한국은행 전망치는 980억달러다.
한국은 그러나 GDP 성장률 면에서는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는 브라질과 러시아를 제외하고는 가장 낮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로 국내외 금융기관에서는 올해 한국의 성장률이 2% 중반에도 못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의 이근태 수석 연구위원은 한국이 "점점 신흥국에서 경제 규모 자체가 사실상 선진국 수준으로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성장 속도도 둔화하면서 선진국과 비슷해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대외 지표 양호하지만 장기 저성장 직면
전문가들은 한국의 대외지표가 개선되고 선진국과 경제구조가 비슷해지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외환위기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중국발 경기 둔화로 인해 장기적으로 성장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고, 실물경기 하강으로 인해 금융시장의 취약성이 나타날 위험은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LG경제연구원의 이근태 연구위원은 "외환보유고, 외채비중, 외국자본의 국내유입 비중 측면에서 이미 (한국은) 선진국과 비슷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 제일 우려되는 것은 중국 경제가 미칠 영향"이라면서 "대중 수출 비중이 높고 제조업 수출을 중국에 의존하는 구조로, 중국의 성장 활력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이며 이런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 성장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라면서 "세계의 교역이 위축되면서 한국 경제의 성장률이 장기적으로 3%대에서 2%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큰데, 이미 2%대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경제가 직면한 위험은 디플레이션과 중국발 충격이라면서 디플레이션은 이미 심각한 단계로 보여지고 중국은 장기적인 충격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성 교수는 이와 관련해 통화정책이 핵심적이라면서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정도로 경기가 회복된 것은 재정정책의 도움도 있었지만 통화정책 덕분이었다면서 한국에도 과감한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 경제가 2% 중반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것도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9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7%에서 2.4%로 낮춰잡았고, 내년 전망치도 2.6%로 제시했다.
오석태 소시에테제네랄 이코노미스트는 "세계적인 저성장 추세에서 한국만 높을 수는 없다. 뉴노멀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된다"면서 올해 2.5%, 내년 3.2%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 빈번한 자본 유출입은 계속될 것
한국 경제가 선진국과 비슷하고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미 한국을 선진국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대외 악재가 발생했을 때 금융시장의 자본유출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한 흐름을 보일 때 일반적으로 투자금은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움직인다.
성태윤 교수는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분석에 대해 "외환위기 스타일의 위기 발생 가능성이 낮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실물 경기의 하강 위험을 사전적으로 반영한 위험지수는 아니라고 보여진다"고 평가했다.
그는 "실물 경기 하강에 따른 금융 취약성은 분명히 있다고 본다"면서 실물 경기 하강은 통화정책이 오랫동안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성 교수는 "통화당국이 금리를 내린 것은 경기 둔화가 '누적적으로 확인된' 이후에 사후적으로 내린 것"이라면서 미국이 과감한 형태의 사전적 조정에 나선 것과는 다르다고 평가했다.
이근태 연구위원은 "경상수지 흑자가 많아 금융시장 불안이 결정적인 국가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이 아직도 금융시장 불확실성 때 돈이 빠져나가는 신흥국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면서 미국의 금리 인상 등은 세계 금융시장이 들썩거리는 요인이기 때문에 계속 불안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투자심리가 나빠지거나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등) 빈번하게 지금과 같은 충격은 계속 있을 것"이라면서 "자본 유출은 나타나겠지만 환율이 치솟는 수준과 주가가 빠지는 등 금융시장의 움직임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석태 소시에테제네랄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나라는 대외 여건에 비해 주식과 외환시장이 선방 중"이라면서 "이머징 국가 중 최우등이다. 한국은 들어온 돈이 없어서 나갈 돈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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