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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November 19, 2016

헌법학계 “박대통령 현재 드러난 혐의만으로 탄핵 사유 충분”

2004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판례 비교
‘대통령(박근혜) 탄핵 2016헌나1’.

20일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직권남용, 강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에 관련해 “상당 부분 공모관계가 인정된다”며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하야나 2선 후퇴를 거부하는 박 대통령을 향한 정치권의 탄핵소추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검찰은 “미르·케이스포츠재단 출연 기업과 관련된 제3자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도 특검 수사 시작 전까지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혀, 박 대통령의 뇌물 관련 혐의까지 들여다보고 있음을 밝혔다.

만약 국회가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올해 안에 의결해 헌법재판소로 보낸다면 2004년 ‘대통령(노무현) 탄핵 2004헌나1’ 사건에 이어 12년만의 대통령 탄핵심판이 진행된다.

헌법 제65조 제1항은 대통령 탄핵 사유의 요건을 ‘그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로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사건 판례를 통해 ‘어느 정도의 중대한 법 위반이 있을 때 대통령을 파면하는 탄핵 결정이 가능한지’, ‘중대한 법 위반의 판단 기준은 무엇인지’에 대한 기준을 구체화한 바 있다.

박근혜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던 김기춘 전 실장이 2004년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격으로 노 전 대통령의 국회 탄핵소추의결서를 썼다. △기자회견 과정에서의 특정 정당 지지 발언 △권력형 부정부패 △국정파탄 등을 이유로 들었는데, 측근 비리 연루, 국회 인사청문회의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부적격 판정 묵살,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 해임건의안 의결 수용 거부, 국민 분열, 경제 파탄까지 ‘대통령 박근혜’로 탄핵 대상을 바꿔놓아도 무방한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핵심 탄핵 사유인 선거중립의무 위반에 대해 헌재는 “문제의 대통령 발언들은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으로 수동적이고 비계획적으로 행해졌다”며 탄핵 사유에 이르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측근 비리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지시·방조했다거나 불법적으로 관여한 사실이 인정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헌재는 헌법재판소법 제53조 제1항 ‘탄핵심판청구가 이유 있는 때’란 “모든 법 위반의 경우가 아닌 공직자의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한 법 위반의 경우를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즉 단순한 법 위반을 들어 대통령 탄핵을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의 경우 검찰은 사실상 국정 기능을 비선실세에게 ‘이양’하는 각종 범죄를 공모했으며, 수백억원대 뇌물 수수 과정에도 관여했다고 밝힌 셈이다. 미국 헌법은 대통령 탄핵 사유를 ‘반역죄, 수뢰죄, 기타 중대한 범죄 및 비행’으로 규정한다.

특히 헌재는 국민이 선거를 통해 선출한 대통령의 임기를 ‘박탈’하기 위해서는 “직무수행 단절로 인한 국가적 손실과 국정 공백, 국론 분열로 정치적 혼란에 상응하는” 중대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통령 직을 유지하는 것이 헌법수호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거나, 대통령이 국민의 신임을 배신해 국정을 담당할 자격을 상실했을 때 대통령 파면 결정은 정당화한다는 것이다. 헌법학계는 현재까지 검찰 수사로 드러난 박 대통령의 범죄 혐의, 국정수행이 불가능한 수준의 밑바닥 지지도, 야당은 물론 여당 일부, 진보진영과 보수진영 상당수가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 등을 감안할 때 박 대통령의 탄핵 사유는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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