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정확히 2년 전인 2014년 11월, 세칭 '정윤회 문건'을 보도해 큰 파장을 일으켰던 세계일보가 박근혜 권력의 눈치를 보다 박근혜가 궁지에 몰리자 13일 뒤늦게 정윤회 문건에 적시된 최순실 관련 내용을 후속 보도했다.
이 문건에는 “십상시들과 정윤회의 모임에서는 공공연하게 ‘이 나라 권력서열 1위는 최순실, 2위는 정윤회, 3위는 박근혜이다. 왜냐하면 아무리 대통령(박근혜)이더라도 자신의 옛애인이 나은 딸을 어떻게 배척할 수 있겠느냐?’라는 극치의 말이 서로간에 오가고 있다 함"이라는 충격적인 내용도 적혀 있다.
2014년 1월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명의로 작성된 정윤회 관련 공식문건(왼쪽부터), ‘중간본’, 초안 성격의 ‘시중여론’ 보고서. 3개 버전의 문건 모두 정씨의 국정개입 의혹이 중심이지만 최근 국정농단 사태의 당사자인 최순실도 거론돼 있다. 모자이크는 민간인의 개인정보와 관련된 부분이어서 삭제했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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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는 이날 보도를 통해 "세계일보는 당시 문건에 언급된 최순실씨 관련 내용은 보도하지 않았다. 문건의 주된 내용이 정윤회씨 의혹이었기 때문"이라며 "최씨의 국정농단 실체가 드러나지 않는 상황이어서 문건의 신뢰성, 작성과 보고 전말, 배경 등 정씨 의혹 취재에 집중했다. 최씨에 대한 사실 확인과 추적 취재도 조직적인 방해 등으로 쉽지 않았다"며 2년전 최순실 관련 부문을 보도하지 않은 이유를 강변했다.
세계는 이어 "청와대와 검찰은 그러나 이 문건을 토대로 최순실 관련 의혹을 확인하고 초기 대응을 할 수 있었지만 박근혜와 김기춘, 우병우, ‘문고리 3인방’ 등이 조직적으로 관련 사실을 은폐해 화를 키웠다"며 뒤늦은 공개 이유를 밝혔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정윤회 관련 청와대 문건은 모두 3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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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1, 2014년 1월6일 공직기강비서관실 명의로 보고된 2쪽짜리 공식 문건인 ‘‘청(靑) 비서실장 교체설’ 등 관련 VIP측근(정윤회) 동향’(이른바 ‘최종본’)
2, 역시 2쪽인 ‘‘청 비서실장 교체설’ 언론보도 관련 특이 동향’(이른바 ‘중간본’)
3, 이들 보고서를 위한 3쪽짜리 워드 형식의 ‘초안’ 성격인 ‘시중여론’이 그것이다.
최순실 관련 내용으로는 공식 문건과 ‘중간본’ 모두 정씨를 '최태민 목사의 5녀 최순실씨의 남편’이라는 점과, 정씨가 "한때 부인 최순실과의 관계 악화로 별거하였지만 최근 제3자의 시선을 의식, 동일 가옥에 거주하면서 ‘각방’을 사용하고 있다고 함"이라는 2가지 내용이 적시돼 있었다.
이 문건의 ‘초안’ 성격인 ‘시중여론’에서는 최순실 관련 내용이 3곳에 걸쳐 담겨 있었다.
첫 번째 내용은 정윤회가 최순실과 별거한 이유였다. 문건은 "별거 이유는 정윤회가 미국에 있는 전처의 아들, 딸을 최순실 몰래 만난 것이 화근이 되어 최순실과 별거에 이르게 되었다고 함"이라고 적고 있다.
두 번째 부문에선 최순실이 정윤회와 별거하면서 서울 자생당한방병원 근처의 본인 소유빌딩(강남구 신사동 미승빌딩)에서 고3인 딸(정유라씨)과 둘이서 사는 내용이 담겨 있다. 다만 최씨가 빌딩 5, 6층 또는 6, 7층에 살고 있다는 언론 보도와 달리, 초안에는 ‘4, 5층’에 살고 있다고 기록돼 있었다.
세 번째 부문은 정윤회 문건 작성자인 박관천 경정이 검찰 수사때 말한 내용이 언론을 통해 흘러나와 세간의 큰 화제가 됐던 “십상시들과 정윤회의 모임에서는 공공연하게 ‘이 나라 권력서열 1위는 최순실, 2위는 정윤회, 3위는 박근혜라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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