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 중국의 퍼스트레이디 펑리위안(彭麗媛) 여사가 유엔 무대에서 남편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적 외교 행보를 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펑리위안 여사는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여성, 아동, 교육 등을 주제로 한 고위급 회의에 대사 또는 특사 자격으로 잇따라 참석해 영어 연설을 했다고 반관영 통신인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이 27일 보도했다.
펑 여사는 이날 유네스코(UNESCO·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의 결핵·에이즈 예방퇴치 친선 대사 자격으로 '모든 여성, 모든 어린이'를 주제로 한 고위급 회의 개막식에 참석했다.
펑 여사의 참석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펑 여사는 영어로 발표한 축사에서 "여성과 아동, 청소년의 건강을 관심 있게 돌보는 것은 인류의 미래에 대한 가장 중요한 투자"라면서 중국 정부와 홍보대사, 전문가들이 에이즈 예방 및 퇴치에 심혈을 기울이는 상황을 소개했다.
펑 여사는 이어 유네스코 여성·아동 교육 특사 자격으로 글로벌교육우선구상(GEFI) 고위급회의에도 참석했다.
펑 여사는 영어 연설에서 시골 야간학교 교장으로서 주민들의 문맹 퇴치에 앞장선 부친의 이력을 소개한 뒤 "저 역시 중국의 교육이 아니었다면 결코 성악가와 음악교사가 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숭고한 사업인 교육은 국가발전과 인민행복 실현에 기초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여성과 아동 교육, 개발도상국과 빈곤지역에 대한 교육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펑 여사는 왼편에 앉은 박근혜 대통령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으며 박 대통령과 반기문 사무총장의 부인 유순택 여사, 이리나 보코나 유네스코 사무총장 등과 기념촬영도 함께했다.
펑 여사가 유엔 무대에서 공식 연설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중국 최고지도자 부인의 유엔 무대 연설 역시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펑 여사의 회의 참석과 연설은 남편의 그늘에서 벗어나 세계 여성 지도자로서 독자적인 행보를 보인 것이란 분석을 낳고 있다.
펑 여사는 지난 22일부터 이뤄진 시 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에 동행, '소프트 파워' 외교 행보를 통해서도 주목을 받았다.
펑 여사는 남편과 백악관 국빈만찬, 환영의식 등 주요행사는 함께하면서도 빌, 멜린다 게이츠 부부와 함께 시애틀의 프레드 허친슨 암센터를 방문하고 미셸 오바마 여사와 함께 워싱턴 D.C.의 스미스소니언 국립 동물원을 찾아 새끼 판다에 이름을 지어주는 등 독자적인 일정도 소화했다.
중국의 '패션 아이콘'으로 통하는 펑 여사는 방미기간 중국 전통과 서구적인 세련미가 어우러진 의상을 잇달아 선보이며 미셸 여사와 패션 대결을 펼쳐 주목을 받기도 했다.
중국의 '국민가수'로 불릴 정도로 유명한 가수 출신인 펑 여사는 중국의 역대 퍼스트레이디와 달리 남편의 외국 순방에 적극적으로 동행하고 세련된 이미지와 활발한 활동으로 중국 안팎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그는 중국 관영 잡지에 의해 2014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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